WSJ, 6개월 조사 “암호화폐 펌핑 사기, 175건 8.2억 달러”

암호화폐 시세 조작을 의미하는 일명 ‘펌프 앤 덤프(Pump And Dump)’의 실제 사례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발표했다. ‘펌프 앤 덤프’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암호화폐를 구매한 뒤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단기간 가격을 폭등시켜 되팔아 차익을 실현하는 일종의 가격 조작 행위를 의미한다.

5일(현지 시간) WSJ에 따르면, WSJ가 올해 초부터 7월까지 6개월간 자체 조사한 결과 암호화폐 ‘펌프 앤 덤프’는 이 기간 총 121개 종목의 175건에 달했으며, 시세 조작 그룹들은 이 기간 총 8억 2천만 달러(9,238억 원)가량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WSJ는 “펌프 앤 덤프를 담당하는 시세 조작 그룹은 마켓캡(Market Cap, 주식 용어: 이 경우 시세 총액)이 작은 암호화폐를 주요 목표로 삼아 활동했다”며 “텔레그램 방을 주로 펌핑 목적으로 이용했다”고 밝혔다. 시세 조작 그룹들은 텔레그램에 채팅방을 개설, 펌핑할 암호화폐 종목을 공개하고 가격을 높인 뒤 재빨리 판매하는 방법으로 이득을 취했다는 설명이다.

WSJ가 공개한 이 같은 수법의 대표적 텔레그램 채팅방 명은 ‘빅펌프 시그널(Big Pump Signal)’로 참여 수만도 7만 4천 명에 이르며, 시세 조작 그룹들은 이 곳에서만 2억 2,200만 달러의 부당 이득을 챙겼다고 보도했다.

WSJ는 그러나 이들 시세 조작 그룹에 대한 처벌이 당장은 쉽지 않음을 시사하며,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주식 시장의 경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규제에 의해 투자자 보호가 이뤄지지만, 암호화폐와 관련한 사기 유형은 처벌 사례가 없다는 설명이다.

http://www.bccpost.com/news/articleView.html?idxno=881